퇴근길 서울 도심을 걷는데 문 닫은 가계가 한둘이 아니다. 한두어 달 전만 해도 버젓이 영업했던 카페며 옷가게의 불이 꺼져 있다. 언제나 복작댈 것 같던 을지로도, 청년들로 넘쳐났던 강남역도 활기가 없다. 오후 8시. 식당은 휑뎅그렁하고 지하철은 텅빈다. 이러한 풍광은 지표로 잡힌다. 지난 2분기 우리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. 이대로라면 올 연말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아들 것이 확실해 보인다. 그런데 이상하다. 이런 상황에 집값은 몇 달 새 몇억이 올랐다. 30대들이 ‘영끌’을 해서 집을 산단다. 주식시장에서는 몇 달 새 두세 배 오른 종목이 부지기수다. 대학생들이 등록금으로 주식판에 뛰어들었다는 얘기가 들린다. 지표와 따로가는 자산시장, 이를 어떻게 봐야 하나. 경제학..